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정신이 혼미해진 적이 있다. 대화 소리, 음악, 핸드폰 진동, 커피머신의 굉음까지.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지만, 나는 마치 그 안에 갇힌 느낌이 들었다. 괜히 예민한 걸까 싶어 웃으며 넘기려 했지만,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했다. 나처럼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. 이런 사람들을 심리학에서는 감각 민감형 인간(HSP: Highly Sensitive Person)이라고 부른다. 이들은 작은 소리, 강한 빛,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같은 미세한 요소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.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, 뇌가 외부 자극을 훨씬 더 섬세하고 깊게 처리하는 특성 때문이다.작은 소음이 일으키는 뇌의 과잉 반응, 그 시작은 ‘감지’에서부터감각 민..